Jones Lake에서 비오는 날의 특별한 호수 산책
평소 하이킹을 즐긴다는 내 말에 제자는 'Jones Lake'에 함께 가자고 제안했습니다. 그리고 드디어 오늘, 설레는 마음으로 제자의 차에 올랐습니다. 왕복 4시간이 넘는 먼 거리라 잠시 망설이기도 했지만, 그 긴 시간조차 30년의 공백을 메우기엔 부족할 것 같았거든요.
하지만 목적지로 향할수록 날씨가 심상치 않았습니다. 비가 내리기 시작했고, 설상가상으로 호수로 들어가는 산길은 예상보다 훨씬 험난했습니다. 경사가 어찌나 가파른지 오래된 차가 뒤로 밀리는 아찔한 순간도 있었습니다. 겁이 나 '이제 그만 돌아가자'고 말렸지만, 제자의 의지는 단호했습니다. 거친 비포장도로를 지그재그로 운전하며 겨우겨우 도착한 그곳. 고생 끝에 마주한 왈리치 호수(Wahleach Lake)라고도 불리는 Jones Lake는 어떤 모습이었을까요?"
Remark: 지도상의 공식 명칭은 Wahleach Lake이지만, 현지 사람들과 여행객들 사이에서는 Jones Lake라는 이름으로 훨씬 더 많이 불리고 있습니다.
테이블 위 은빛 빗방울과 초록 잔디 위 노란 야생화, 빗속에서 만난 작은 위로
드디어 힘들게 도착했습니다. 차 문을 열자마자 조금 전까지 했던 걱정들이 차가운 빗물에 씻겨 내려가는 듯했습니다. 가파른 산길을 오르며 잔뜩 긴장했던 마음은 온데간데 없고, 숲이 머금은 짙은 상쾌함이 마음속 깊은 곳까지 번져왔습니다.
주차장 바로 옆, 비에 젖은 피크닉 테이블이 우리를 먼저 맞이합니다. 테이블 위로 동글동글 맺힌 빗방울과 초록빛 잔디밭 사이로 수줍게 고개를 내민 노란 야생화들. 화려하진 않지만, 궂은 날씨를 뚫고 온 우리에게 건네는 따뜻한 환영 인사 같았습니다.
다듬어지지 않은 호수의 가장자리
존스 호수의 둘레는 잘게 부서진 돌, 물에 씻긴 나무 그루터기, 그리고 비에 젖은 모래와 흙이 그대로 드러난 풍경입니다. 정리되지 않은 이 거친 가장자리는 사람의 손보다 자연의 시간이 더 많이 닿아 있음을 말한 것 같습니다.
호수를 지키는 단 하나의 집
호수 둘레를 걷는 동안 눈에 띈 유일한 건축물. 사유지 표지판 너머로 숲과 호수 사이에 조용히 자리 잡은 이 집은 마치 이 넓은 호수를 혼자 맡아 지키는 경비대처럼 보였습니니다. 화려하지도, 관광지답지도 않지만 숲과 물 사이에서 묵묵히 서 있는 모습이 어느 고급 펜션보다 더 깊은 쉼을 떠올리게 한다.
완벽한 날씨를 기다리지 않는 사람들
비가 내리는 날에도 존스 호수에서 보트는 조용히 물 위로 나아갑니다. 이곳의 레저는 맑은 날을 조건으로 하지 않습니다. 날씨와 상관없이 호수에 나서고 싶은 마음, 그 마음 하나면 오늘도 충분한 듯 합니다.
날씨는 협조하지 않지만 캠핑은 예정대로 진행 중입니다. 비에 젖은 숲 한가운데서 연기는 느긋하게 피어오릅니다. 존스 호수에서는 비도 그냥 풍경의 일부가 되어 줍니다.
시간이 멈춘 호숫가, 빗소리에 깨어난 고목의 노래
비가 내리는 호숫가는 평소보다 조금 더 깊은 비밀을 품는 것 같아요. 세월의 풍파를 견디고 밑동만 남은 커다란 나무들이 오늘따라 촉촉이 젖어 자기들만의 옛이야기를 속삭입니다. 이 신비로운 풍경 속에 덩그러니 놓인 텐트 하나는 이 숲의 오랜 친구인 것 같습니다.
비 오는 날의 최고급 일정
타프(덮개 천) 아래에서는 장작불이 조용히 타오르고, 그 옆 안락의자에서는 누군가 낮잠을 즐깁니다. 이곳에서는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이 가장 잘 짜인 레저처럼 보입니다.
비는 누구에게 축복이었습니다.
처음엔 놀랐지만, 타프(덮개 천) 아래 삼삼오오 모여 김이 모락모락 나는 커피를 마시고 웃음꽃을 피우는 그들의 모습이 정말 행복해 보였습니다. 비가 오면 비가 오는 대로, 자연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즐기는 그들의 여유가 참 부러웠습니다. 젖은 텐트마저도 하나의 풍경이 되는 Jones Lake의 캠핑존은 그들에게는 축복이었습니다.
물안개 커튼 치고, 호수는 지금 휴식 중
뽀얗게 피어오른 물안개 너머로 산들이 수묵화처럼 번져가는 걸 보고 있으면, 복잡했던 마음도 비에 씻겨 내려가는 기분입니다. 축축한 바닥이 조금 불편할 법도 하지만, 이 몽환적인 풍경을 독점할 수 있다면 양말 좀 젖는 것쯤은 기꺼이 눈감아줄 수 있는 오늘입니다!
굵은 바위들이 호수 가장자리를 따라 느슨하게 늘어서 있습니다. 멀리서는 차박 캠프가 작은 점처럼 보입니다. 존스 호수의 풍경은 가까이서 보면 거칠고, 멀리서 보면 한없이 조용합니다.
끝까지 함께한 고마운 우산 하나
빗속을 느릿느릿 두 시간 걷고 다시 주차장으로 돌아왔을 때, 가장 먼저 고마웠던 건 우산이었습니다.
비를 다 막아주진 못했지만 머리 위에서 묵묵히 제 역할을 해줬습니다. 운동화는 이미 흠뻑 젖어 있었고 바지는 무릎 아래로 비의 흔적을 그대로 안고 있었습니다. 그래도 이상하게 불편하지 않았습니다. 비에 젖은 채로 마친 오늘의 산책이 그 어느 때보다 특별한 경험이었기 때문입니다.
잠시 이 음악의 선율을 따라서
지금까지 고요한 호수의 풍경을 눈으로 담으셨다면, 이제는 귀를 기울여 보실 차례입니다. 창밖의 빗소리가 건반 위로 맑게 내려앉은 듯한 이 곡을 준비했습니다.
영상 링크: 이루마 - Kiss the Rain
이 선율과 함께 오늘 호숫가에서 만난 몽환적인 물안개의 기억을 나누고 싶습니다. 잠시 마음의 짐을 내려놓고, 흐르는 음표를 따라 비 오는 날의 추억을 회상해 보세요.오늘의 하이킹 기록
저희 만보기에 2시간, 8.5Km, 13000보라고 기록되었네요. 빗속의 산책이라 보다 더 귀중한 기록으로 기억됩니다.
비 오는 날, Jones Lake를 떠나며
호수 주변을 따라 걷는 왕복 2시간의 길. 대단한 절경이나 화려한 볼거리는 없었습니다. 그저 발끝에 닿는 축축한 흙의 감촉과 우산 위로 떨어지는 빗소리뿐이었죠.
하지만 평범한 호수 풍경이 비 안개와 만나니 마치 수묵화 한 폭을 보는 듯 몽환적인 분위기를 자아냈습니다. 제자와 나란히 걸으며 나눈 소소한 대화들이 빗소리에 섞여 더 오붓하게 느껴졌던 시간이었습니다.
날씨가 좋았다면 보지 못했을 풍경들, 비 오는 날의 Jones Lake는 저에게 '차분함'과 '평화로움'을 선물해 주었습니다. 혹시 여러분도 여행 가는 날 비가 온다고 속상해하고 계신가요?
가끔은 젖은 운동화를 걱정하기보다, 빗방울이 호수 위에 그리는 동그란 파문을 가만히 들여다보는 시간을 가져보세요. Jones Lake의 캠퍼들처럼 말이죠.
이번 여정의 가장 아름다운 풍경은 네가 아니었을까?
4시간이 넘는 긴 시간 동안 묵묵히 핸들을 잡고, 계획부터 마무리까지 오직 나를 위해 마음을 써준 사랑스러운 제자에게 깊은 고마움을 전한다. 너의 세심한 배려와 헌신 덕분에 나는 비 오는 호수의 낭만을 오롯이 누릴 수 있었단다. 이 글이 너에게 닿아 내 진심이 전해지길 바란다. 고맙다, 그리고 참 대견하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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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씨가 좋았다면 보지 못했을 풍경들, 비 오는 날의 Jones Lake는 저에게 '차분함'과 '평화로움'을 선물해 주었습니다. 혹시 여러분도 여행 가는 날 비가 온다고 속상해하고 계신가요?
가끔은 젖은 운동화를 걱정하기보다, 빗방울이 호수 위에 그리는 동그란 파문을 가만히 들여다보는 시간을 가져보세요. Jones Lake의 캠퍼들처럼 말이죠.
이번 여정의 가장 아름다운 풍경은 네가 아니었을까?
4시간이 넘는 긴 시간 동안 묵묵히 핸들을 잡고, 계획부터 마무리까지 오직 나를 위해 마음을 써준 사랑스러운 제자에게 깊은 고마움을 전한다. 너의 세심한 배려와 헌신 덕분에 나는 비 오는 호수의 낭만을 오롯이 누릴 수 있었단다. 이 글이 너에게 닿아 내 진심이 전해지길 바란다. 고맙다, 그리고 참 대견하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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